개인산행

[스크랩] 내 마음의 훈장...지리산 무박종주14시간 산행(성삼재-중산리)

interior/인테리어 2009. 5. 24. 21:37

 2009년5월22일 금요일...

 

얼마전부터 미리 계획해 놓았던 지리산 무박 종주 산행을 하는 날 입니다...

같은 골프클리닠 멤버이기도 한 "성도","도계"님과 밤 10시30분... 지리산으로 향하는 안내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짙은 어둠을 향해 내달리는 버스안에서... 한숨이라도 잠을 자야 내일이 편할거란 마음의 생각도...

그저 두 눈만 감고 있을뿐 정신은 명료하기만 합니다...ㅋ

 

 새벽2시20분경에 지리산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 인근 식당에서 따끈한 아침상을 받습니다...

호남 사투리의 진수인 "거시기" 식당...ㅋ

 

 들머리 성삼재를 새벽3시30분부터 비몽사몽중에 내달아... 노고단 대피소를 넘기까진 아직은 캄캄한 새벽입니다...

잠을 못자 몸은 얼레벌레 뒤뚱뒤뚱 균형감각은 좀 무디지만...다리는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엊그제 꼬리달았다 내렸던 양평 주읍산과... 어제 가지않은 청계산 상치쌈 산행은... 다 오늘의 지리산 무박종주에 대한

일종의 부담감 때문이었겠지요... 하트대장님,캔디총무님 번거럽게 해드려 죄송합니다...ㅋ

 

 돼지령 임걸령을 넘어 노루목을 지나면서 여명이 밝아옵니다...

처음 대할수 있었던 지리산의 여명은...인간의 언어로는 형언할수 없는 최고의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일부러 헤드렌턴 건네주시는 수고 마다않으셨던 "수우"님 덕에... 칠흑의 어둠속을 빛처럼 밝게 걸을수 있었슴을 감사드립니다...

 

 삼도봉에서 같이 호흡을 섞었던 "성도","도계"님과 잠시 가쁜숨을 고릅니다...

연하천 대피소 오전8시 통과 세석 대피소 11시 통과를 기점으로...

최종 날머리 중산리 대피소 오후5시30분 총14시간입니다...

늦으면 버스는 이미 떠나고 없을거란 안내산악회 총무의 멘트에... 우리는 시간을 아끼며 잰걸음을 옮깁니다...ㅋ

 

 아무리 시간에 쫒기는 산행일지라도... 아름다운 모습 또 그 순간들은 영원히 그자리에 없는것...

바쁘디 바쁜 디카의 셧터를 조작해가며... 한순간의 다시는 없을 그모습을 담아봅니다...

 

 

 지난주 울 산방에서 왔었던 지리산 바래봉 철쯕산행때는... 오는 순간부터 비를 맞기 시작해서...

서울로 올라갈때 까지 비를 맞곤 했지만...비소식 있는 오늘일지라도 흐린날의 이 아름다운 지리산 여명을 담을수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ㅋ

 

 그러나 이게 왠걸!...연하천 대피소를 앞두고 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시간제한 관계상 약간은 오버페이스를 해야하는 관계로 비옷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합니다...

내달리다시피 걷는통에 온몸은 이미 땀으로 흥건이 젖었습니다...ㅋ

 

 연하천 대피소입니다...정확히8시 정각도착...들머리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4시간30분 걸렸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할것같으니 식사를 하고 가자는 중론에... 먹거리를 나누어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출발준비를 서두릅니다...

멋진 지리산의 풍광을 가슴에 담을수 있도록... 제발 비가 조금만 내리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해보지만...

그 어찌 마음대로 될 일이겠습니까...그저 조그만 행운이라도 있기를!....ㅋ

 

 식사시간외 기타시간을 약 30분 소비해... 8시30분에 연화천대피소를 출발해서는 거리상 아무리 따져도...

세석까지 11시는 무리일것 같습니다...다행이 "도계"님이 이코스를 벌써 4번째 종주중이라...

12시 정도까지만 세석대피소에 들어가면 충분하다는 경험말씀에 최대한 잰걸음으로 내달립니다...ㅋ

 

 형제봉을지나 벽소령대피소 부근 도착즈음 "성도"님이 뒤쳐지기 시작합니다...얼마전 부터 아프기 시작한 무릎이...

오버페이스 해야만 하는 오늘의 산행에서는 좀 무리 였던것 같습니다...

그때 전해지는 친구와 마나님의 문자메세지..."전 노무현대통령 자살..."

무척이나 마음이 아픔니다...정권이 바뀔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그 지겹기까지한 상쟁의 모습에...더우기 주검이라니...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함이 제발 틀린말이 될수있기를... 괜히 벽소령대피소 흡연구역에서 담배한가치 물어피워봅니다...ㅋ

 

 비는 계속 오락가락을 반복하면서... 이곳 지리산의 또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11시 마감시간을 채워보려는 욕심으로 내달리는 "도계"님과 저는... 숨은 턱에차고 다리는 점점 힘이 들어갑니다...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 덕평봉,칠선봉,영신봉을 지나 힘을다해 앞으로 나아갑니다...ㅋ

 

 이내 도착한 세석대피소..."도계"님도 아픈 왼쪽 다리때문에 조금 처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새로사서 갖고온 압박붕대가 다리를 스치게해 피부가 벗겨지니 큰 말썽입니다...

혼자 도착시간 오전11시40분...연하천 산장에서부터 세석대피소까지 산행시간 3시간40분... 현재까지 총 8시간10분 산행중...

안내산악회 총무가 이내 퇴로로 하산하라 하지만..."도계"님 말을 빌어 12시 통과면 5시까지는 충분히 중산리 하산을 약속하고...

같이 도착한 다른 산악회 산우님2분과 물만 보충한후 힘을 모아 천왕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ㅋ

 

 

 촛대봉,삼신봉,연하봉을 지나는 곳은... 많은 고사목들이 쾡한 모습의 공허함으로 삐죽히 고개를 내밀고 서있습니다...

바로 뒷쳐진 "도계"님으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세석대피소를 저희보다 10여분 늦은 11시50여분에 통과했다구요...

얼마나 반가운 목소리인지...그의 아픈 왼무릎이 꼭 제가 아픈듯 가슴이 저렸습니다...ㅋ

고픈배를 행동식으로 잠깐나누고 가자는... 오늘 처음보는 다른 산악회 산우님들과 샌드위치,초콜렛,약밥을 서로 나누고...

독한 위스키 한잔을 달게 받아마시니...식도를타고 위로 들어가는 후끈한 위스키액이 짜릿함 그대로 전해지는듯 합니다...ㅋ

 

 천왕봉을 약1.7키로 앞둔 장터목산장입니다... 멀리서 보니 정말 그림같이 아름다운 산장입니다...

잠시 힘든다리를 디카한장 담음으로 쉼을 갈음하고...정말 힘든 고비 고비를 넘기며 천왕봉으로 향해갑니다...ㅋ

 

 이제 산과 하늘엔 가끔 운무는 눈에띄지만 푸른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물로 깨끗히 단장한 하늘의 푸르름은 가히 비견할것없는 여인네의 곱디고운 낯빛이군요...ㅋ

 

 

 

 어디서 그리 많은 산객들이 오셨는지...천왕봉석을 겨우 자리내 한컷담아봅니다...

해발 1915 미터의 낮지 않은 큰산 지리산... 세상 태어나 처음 서보는 자리입니다...이제 저에겐 시간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산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지요...마음도 바쁘고 몸도 바쁜요즘 그래서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ㅋ

천왕봉 도착시간 2시정각...세석산장에서 천왕봉까지 2시간20분 소요...총 산행시간 10시간30분 진행중...

"도계"님은 아직 좀 쳐저있는듯 통화가 되지않습니다...

같이 하는 산우님들과 참외와 과일을 한조각씩 나누고...부지런히 중산리 날머리로 향합니다...어이구! 다리야~...ㅎ

발은 힘이빠져 가끔씩 꼬이고 접힙니다...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35키로미터의 마의 구간인듯 합니다...

정신을 모아 마지막 피치를 준비합니다...주여! 제게 힘을 주소서!!!...ㅋ

 

 

 하늘빛 푸르고 햇살고운 오후의 지리산은 정말 싱그럽습니다...

한입 베어물어도 좋을 신선한 야채가 온 산에 그득 한듯하고...

시골냄새 지독히나는 강된장에 온산을 쌈싸먹고 싶은 그런 마음입니다...ㅋ

 

 

 천왕봉을 지나 날머리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은 완전 직벽의 너덜길입니다...

정말 고행의 연속이군요...법계사를 지나 로타리대피소 칼바위를 넘어...잘쓰지도 못하는 스틱까지 꺼내 아픈 무릎을

지탱하며 고군 분투합니다...바로 저기 중산리 매표소가 보이는군요...ㅋ

용궁식당에서 산채비빔밥에 동동주 한잔으로 힘든 산행의 마무리를 합니다..."도계"님도 오후5시전에 들어오시는군요...

같이 동동주 한잔 서로 부딪혀봅니다...커~이

 

산행지:지리산 무박 종주산행(성삼재-중산리)

산행일시:2009년5월22일~5월23일(금~토) 오후10시30분 양재출발

산행코스:성삼재-노고단-피아골삼거리-임걸령-노루목-삼도봉-화개재-토끼봉-영선봉-연하천대피소-형제봉

              벽소령대피소-덕평봉-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촛대봉-삼신봉-연하봉-장터목산장-제석봉-천왕봉

              법계사-로타리대피소-망바위-칼바위-중산리매표소

산행시간:들머리 성삼재:새벽03:30 분출발

                         연하천대피소:오전08:00  도착(산행시간4시간30분)

                         세석대피소:오전11시40분 도착(산행시간3시간40분)

                         천왕봉:오후02:00 도착(산행시간2시간20분)

                날머리 중산리 오후04시20분도착(산행시간2시간20분)

                                      총산행시간 12시간50분...

산행같이하신분:"성도","도계","인테리어"...

 

지리산 무박 14시간 종주산행(성삼재-중산리)...정말 나름대로 마음깊은 곳까지 가슴 뜨거웠습니다...

산을 알고부터 정말 가서 안기고 싶었던...어머니의 품이라 일컬어지는 지리산...

그곳을 무박으로 지리산의 가슴을 누빌수 있었다니...그저 감개가 무량할 뿐입니다...

힘들고 외롭고 고독한 여정이었지만 잘 극복해낸 저에게...스스로 마음의 훈장하나 단듯 가슴 뿌듯하고 대견 스러웠습니다...

같이 기꺼이 동참해주신 "성도"님,"도계"님 고맙습니다...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ㅋ

 

추신:"성도"님...다음엔 꼭 같이 완주할수 있기를 소원해봅니다...아픈무릎 무릎쓰고 동참해주신 님의 용기가 더 놀랍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출처 : 4050수도권산악회
글쓴이 : 인테리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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